『포지셔닝』 전쟁: AI 시대 생존 전략

책 표지



잭 트라우트(Jack Trout)의 『포지셔닝(Positioning)』은 마케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마케팅은 제품이 아닌 인식의 싸움이다”라는 핵심 개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특히 2025년, AI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더욱 그렇다. 콜센터, 고객 서비스, 번역, 기사 작성, 법률 문서 검토 등 지식 노동의 영역조차 점차 자동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살아남는 기업과 브랜드가 있다.

그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바로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차지했는가”, 다시 말해 포지셔닝(Positioning) 전쟁에서 승리했는가이다.

2002년 번역되어 국내에 출간된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의 『포지셔닝』은 2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시대에 통하는 통찰을 담고 있다. 오히려 검색 알고리즘과 소셜미디어로 “자기 강화된 세계관”으로 무장한 현대인에게는 ‘더 명확하고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장착하면서 브랜드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핵심 도구로 『포지셔닝』이라는 더 강화시켜야 할 전략을 던져주고 있다.



1. 왜 지금, 다시 포지셔닝인가?

1)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의미’와 ‘기억’

AI는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며, 사람보다 정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AI는 여전히 “의미를 부여하고, 기억에 남게 만드는 일”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 브랜드는 정보가 아니라 ‘감정’과 ‘스토리’로 소비자의 인식에 자리잡는다.
  • 포지셔닝은 바로 그 인식의 핵심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2) ‘기능’의 시대에서 ‘정체성’의 시대로

AI가 모든 기능을 평준화하고 있다.

누구나 비슷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누구나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 이 시대에 브랜드가 경쟁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기능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정체성(Identity) 이 더욱 중요해 지는 것이다.

  •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그 브랜드만의 자리”를 갖고 있는가?
  • 경쟁자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포지셔닝이다.

2. AI 시대의 소비자 변화와 포지셔닝의 진화

1) 초개인화 시대, 그러나 브랜드는 더 ‘공통된 기억’을 요구한다

AI는 소비자를 개별적으로 타겟팅하지만, 브랜드는 집단적 인식 속에 자리를 잡고 남아야 한다. 그러므로 개별 타겟팅(Personalization)과 집단 인식의 형성(Brand Memory)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건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이면서, 동시에 모두가 인정하는 브랜드야.”

이런 이중 구조 속에서 브랜드는 더욱 명확하고 일관된 포지셔닝을 구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2) 감정 중심의 포지셔닝 전략

2025년 소비자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와 ‘의미’에 반응한다.

AI가 제공하는 기능은 당연한 기본값(Baseline)이 되었고,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주는 브랜드가 선택받게 된다.

  • 브랜드는 ‘친근함’, ‘공감’, ‘철학’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마음속에 자리잡아야 한다.
  • 이는 단기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적인 정체성과 서사의 축적을 의미하는 것이다.

3. 2025년 포지셔닝 전략: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1) 포지셔닝은 기술이 아니라 의도를 담는 일

2025년의 마케팅 전략은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답해야 한다.

“당신의 브랜드는 왜 존재하는가?”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WHY)를 중심에 두고, 그것이 어떻게 실현되는지(HOW), 어떤 결과물로 나타나는지(WHAT)를 설명하는 골든서클(Golden Circle) 기반 포지셔닝이 필수인 것이다.

2) 차별화는 이제 시작점, 포지션의 ‘고정화’가 핵심

소비자에게 잠깐 ‘눈에 띄는 것’은 이제 너무 쉬워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기억 속에 남는 고정된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 핵심 메시지는 3초 안에 이해 가능해야 한다.
  • 브랜드는 하나의 ‘단어’ 또는 ‘감정’으로 요약될 수 있어야 한다.
  • 어떤 광고, 콘텐츠, 캠페인을 하더라도 동일한 중심축을 유지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예가 그렇다.

  • ‘정직한 커피’ — 테라로사
  • ‘한 끼의 품격’ — 프레시지
  • ‘데이터는 우리에게 말한다’ — 카카오헬스케어

3) 인간 중심의 포지셔닝: AI와 대조되는 전략

AI의 무표정한 효율성과는 다른, ‘인간적 요소’를 강조하는 포지셔닝이 효과를 발휘한다.

  • 작은 배려를 강조하는 브랜드 메시지
  • 사람의 가치, 장인의 손길, 로컬 감성 등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스토리텔링 활용

이 또한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 “우리 카페는 AI도 못 만드는 향기를 팝니다.”
  • “로봇이 만드는 피자는 없습니다. 우리는 직접 굽습니다.”

이런 감성적 포지셔닝은 기술 홍수 속에서 차별화를 넘어선 ‘회복적 브랜딩’을 가능하게 한다.

4. 기업과 개인에게 주는 교훈: 포지셔닝은 브랜드만의 전략이 아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는 개인도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프리랜서, 창작자, 직장인, 전문가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시장에 명확하게 전달’해야 살아남는다.

1) 개인 포지셔닝 전략

  •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가?”
  • “사람들은 나를 어떤 키워드로 기억하는가?”
  • “내 이름이 검색되었을 때 무엇이 가장 먼저 보이는가?”

개인의 온라인 존재감(퍼스널 브랜딩)도 포지셔닝 전략을 따라야 하며, 이는 AI 추천 시스템에 노출될 확률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5. AI가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의 힘

『포지셔닝』은 단순한 마케팅 기술이 아니라, AI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1. AI는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브랜드는 감정을 설계한다.
  2. 로봇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포지셔닝은 기억을 설계한다.
  3. 기술은 변화하지만, 인식 속 자리는 고정될 수 있다.

2025년 대한민국, AI가 넘실대는 시장 한가운데서 진정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과 개인은, 바로 자신만의 위치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소비자의 마음속에 그 자리를 고정시킨 존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