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싶은가?





『마지막 강의』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전하는 진짜 교육

『마지막 강의』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였던 랜디 포시(Randy Pausch)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남긴 감동적인 강연과 그 내용을 담은 책이다. 그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절망보다는 삶에 대한 열정과 자녀들에게 남기고 싶은 교육적 유산을 담담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전한다.

책은 단순한 고별사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응답이자 실천 지침서이다. 그는 자신이 죽은 뒤 세 자녀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고, 그것은 전 세계의 수많은 부모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 어릴 적 꿈을 포기하지 마라.
  • 장애물을 극복하라. 그것은 네가 얼마나 원하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 남을 도우며 살아라.
  • 긍정적인 태도는 선택이다.
  • 시간은 돈보다 귀하다.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 자녀교육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이 더욱 깊은 통찰을 주는 지점은 바로, ‘삶은 왜 의미가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그의 태도이다.

자녀교육의 본질 – 지식이 아닌 ‘가치’를 남기는 것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좋은 학벌과 안정된 직장을 남기려 한다. 하지만 랜디 포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자녀에게 “무엇을 아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놓치는 교육의 근본 목적을 다시 일깨워준다.

그는 자녀들이 자신처럼 열정적으로 꿈을 좇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인간적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단지 성공이 아니라, 인생을 사랑하는 법, 남을 존중하는 법, 그리고 자신의 길을 찾는 용기를 유산으로 남기고자 했다.

결국 진정한 교육이란, 자녀가 삶의 목적을 스스로 찾게 해주는 과정이다. 책을 읽으며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내 아이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 랜디 포시가 던진 질문 그 너머

『마지막 강의』는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은 직접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의 삶 전체가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된다.

  • 사랑하라.
  • 도전하라.
  • 다른 사람을 위하라.
  • 긍정하라.

그는 말기암 환자였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았다. 죽음을 앞두고도 살아 있음을 증명하듯 마지막 강단에 섰다. 그 모습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삶은 언제 의미를 가지는가?”

그에 대한 나의 답은 다음과 같다.

삶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할 때 비로소 가치 있어진다.

삶의 목적은 어쩌면 이미 존재하는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타인의 삶에 선한 영향을 주고, 내가 세상에 남긴 흔적을 돌아보며 우리는 비로소 왜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되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책 내용 한 페이지



삶의 본질에 대한 교육자의 철학적 성찰

삶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단순한 감정이나 욕망의 흐름이 아니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점이 질문의 출발점이다.

인간은 왜 의미를 추구하는가? 인간이 찾는 그 “왜” “의미”라는 단어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10분 후에 죽는다면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들로부터 생각해보자

  • 인간은 다 죽는다.
  • 인간은 홀로 생존할 수 없다.
  • “왜”나 “의미”라는 언어와 개념도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통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 모든 것은 원자를 매개로 생성과 소멸을 영원히 반복할지도 모르지만 “의미”라는 것은 “지금” 그리고 “인간에게”만 유익을 주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삶이나 지독한 악당도 시간 속에서 먼지처럼 사라지고 공허만이 남는다. 그러나 인간을 영원히 지켜보는 불멸의 신이 존재하거나 인간이 불멸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은 당연히 훌륭하고 선하게 잘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물질 너머를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왜”와 “의미”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 결국 “왜”는 영원한 어떤 존재가 있다면 공통된 답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통된 답은 있을 수 없고 개개의 인간에게 삶의 에너지를 주는 “왜”가 각자 존재할 수 밖에 없다.
  • 그 “왜”는 홀로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연결 속에서 찾아지거나 만들어지는 것이다.

삶을 가치있게 살아야 한다면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 존재의 기쁨 – 살아 있음 그 자체로 주어진 선물
  • 관계의 깊이 –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충만감
  • 기여의 가치 – 내가 세상에 남길 수 있는 흔적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누구나 삶의 주체자이자 창조자이다. 삶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되어야 하는 것이다. 랜디 포시의 삶은 바로 이 진리를 행동으로 증명한 이야기이다.


종교는 삶의 본질에 답을 줄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종교를 선택한다. 종교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초월적 존재에 의지함으로써 삶의 방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종교를 맹신하거나, 반대로 전면 부정하는 것도 위험한 태도이다.

종교는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까 싶다.

  • 종교는 삶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아가는 길이다.
  • 종교는 나를 넘어선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이다.
  • 진정한 종교는 사람을 겸허하게 하고,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지게 해야한다.

랜디 포시는 종교적인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그의 삶은 깊은 영성(spirituality)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유한함을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을 타인을 위해 사용하는 그의 선택은 종교적 행위 그 자체로 보인다.

종교는 삶의 의미를 찾는 도구이자 방향성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이 반드시 신의 존재를 믿는 것과 동일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이 어떻게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가이다.

『마지막 강의』를 넘어,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는 단지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살아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숙제와도 같은 메시지이다.

  • 아이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 왜 살아야 하는가?
  • 삶은 무엇을 향해 가는가?

그는 삶의 짧음을 한탄하지 않았다. 대신 그 짧은 삶을 깊고 넓게 살고자 함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가르쳐야 할 삶의 철학이 아닌가 싶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삶의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 우리는 지금 이 책을 보면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