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30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아들은 군복을 벗고 돌아왔다.
떠나던 날, 그는 마치 돌에 새긴 말처럼 짧은 질문을 남기고 등을 돌렸었다. 그리고 지금, 그 말의 끝을 듣기라도 하려는 듯 다시 아버지 앞에 섰다.
버림받았다고 여겼던 아버지에게서 그는 무엇을 듣고 싶었던 것일까.
원망이었을까, 용서였을까, 아니면 그 모든 감정을 넘어선 삶에 대한 아버지의 진실이었을까.
아들은 묻는다.
“제가 입대전에 드렸던 질문의 답을 듣고 싶습니다..”
시리우스는 대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아들과 꿈을 꾸듯 하루를 함께 보냈다. 말보다 침묵의 시간이 길었고, 가르침보다 깊은 눈빛으로 시간의 강을 건넜다. 해가 기울고 밤이 올 때까지, 그는 아버지가 받은 응답과 삶이 드러낸 여섯 가지 내면의 말을 들려주었다. 그것은 훈계가 아니었고 명령도 아니었다. 단지 삶의 극한에서 내면에서 스스로 드러나는 진실에 대한 조용한 증언이었다.
아들은 그 말들을 가슴에 담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이제는 자신의 두 발로 삶을 건너가 보겠다고. 누구의 그늘도 아닌 바다 한가운데서 자신을 시험하겠다고. 그는 원양어선을 타겠다고 했다.
시리우스는 붙잡지 않았다.
떠남은 이 집안의 오래된 언어였고, 진정한 귀환은 언제나 홀로 걷는 길 끝에 있음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리우스는 아들에게 전한 하늘의 진실을 이와같이 말하였도다.
여섯 개의 기둥
1. 보라, 하늘은 인간을 흙에서 빚고 그 안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었으며, 그에게 이름을 알게 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할 마음의 씨앗을 두었노라. 그러므로 인간은 버려진 그림자도 아니요, 목적 없이 떠도는 먼지도 아니니라.
2. 너희는 서로에게 증인이 되도록 세움을 받았으며, 서로를 비추는 거울로 살아가도록 정해졌느니라. 이를 잊는 자는 제 얼굴을 잃고, 이를 기억하는 자는 존엄을 다시 입느니라.
3. 하늘은 너희에게 여섯 가지 존재의 기둥을 주었으니, 이는 사람이 인간으로 태어나는 길이요, 날마다의 삶을 살아 있는 예배로 바꾸는 계율이니라.
4. 이 기둥을 세운 자는 바람 속에서도 쓰러지지 아니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는 자는 스스로 집을 세우지 못하리라.
5. 기억하라. 너희의 삶은 흩어진 날들의 모음이 아니라, 하늘 앞에 드려지는 한 편의 증언이니라.
6. 여섯 기둥 위에 선 자는 이미 길 위에 선 자요, 그 걸음마다 하늘을 향한 예배가 되느니라.
- 공동체의 기둥
- 성찰의 기둥
- 창조의 기둥
- 집중의 기둥
- 마음의 기둥
- 감사의 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