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간의 장(場) / 인간의 욕망





시리우스는 아들이 죽고 이어짐의 계시로 다시 일어섰으나, 욕망이 사라진 무기력함에 하늘을 찾으매 하늘은 인간의 삶이 바람앞의 촛불처럼 흔들림을 보시며, 길을 잃는 자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이와 같이 말씀하셨도다.

보라, 흙에서 지음 받은 인간이여, 너는 흙에 속하되 흙에 매이지 아니하며 숨결을 받았으되 짐승의 숨과 같지 아니하도다.

1. 너는 우연의 파편이 아니요, 뜻을 받아 하늘이 보낸 자이니 삶은 창조의 장이 되고 하루는 하늘이 맡긴 시간이 되며 너의 길은 의미를 만드는 길로 열려 있도다.

2. 그러나 인간은 어느 순간 스스로를 잊고 눈앞의 빛남에 마음을 빼앗기며 잠시의 달콤함에 영혼을 기울이니 땅에 이르러 욕망이 자라났노라.

3. 욕망은 속삭이며 다가와 그것이 전부인 듯 너를 부르되 끝을 말하지 아니하고 결핍의 어둠에서 태어난 불꽃으로 잠시 타오르다 한 번 채우면 고요한 듯하다가 때가 이르면 다시 굶주림에 포효하느니라.

4. 육신의 음식이 잠시 배를 채우듯 욕망은 영혼을 잠깐 속일 뿐 참된 충만을 주지 못하고 늘 “더”를 말하며 “이미 충분하다”를 알지 못하니 그것을 주인으로 삼은 자는 쉬지 못하도다.

5. 보라, 욕망을 길로 삼아 달린 자들은 많이 쌓았으나 안식을 얻지 못하고 높이 올랐으나 마음은 공허하여 손은 가득 찼으되 심장은 메마른 땅과 같고 웃음은 있었으나 평안은 없었도다.

6. 그러므로 묻노라 인간이여, 무엇이 너를 다시 일으켜 세우며 무엇이 너를 무너지지 않게 붙드는가.

7. 어둠이 길을 덮을 때 너의 발걸음을 바로 세우는 것은 욕망이 아니라 의미이니 의미는 보이지 않으나 방향을 정하고 소리를 내지 않으나 심장을 깨우며 손에 쥘 수 없으나 밤의 나침반처럼 폭풍 속에서도 앞으로 걷게 하도다.

8. 그러므로 기억하라 사람아, 너는 먹기만을 위하여 사는 자도 욕망을 위하여 태어난 자도 아니며 욕망은 힘을 주되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서 의미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잠시 쓰이는 쓰임새일 뿐이니라.

9. 이를 마음에 새기고 길을 가라, 욕망을 앞세워 힘을 얻되 의미를 그 안에 숨겨두면 흔들리되 쓰러지지 않고 상처 입되 길을 잃지 않으며 마침내 인간의 존엄이라는 기둥을 온전히 세우게 되리라.

겸허와 질서

1. 또한 들으라, 인간이여.

너는 위대한 별의 먼지로 지어졌으되

스스로를 별이라 착각하지 말라.

2. 세상을 네 뜻대로 움직이려 하지 말고

자신을 만물의 중심이라 여기지 말라.

3. 너는 자연을 지배하라고 보내어진 자가 아니라

그 안에서 배우라고 세워진 자이니라.

4. 산은 네 허락 없이 서 있고,

바다는 네 의지와 상관없이 밀려오며,

계절은 네 감정과 무관하게 바뀌느니라.

이를 깨닫는 자는 겸허해진다.

5. 겸허는 패배가 아니요

질서에 대한 순응이요

존재의 위치를 아는 지혜이니라.

6. 큰 것을 탐하기 전에

작은 것을 돌보라.

멀리 있는 영광을 좇기 전에

네 곁의 기쁨을 살피라.

7. 한 그릇의 밥,

따뜻한 햇살 한 줄기,

누군가의 미소 하나를

하찮다 말하지 말라.

작은 것 속에 우주의 질서가 담겨 있고
사소한 순간 속에 영원의 흔적이 숨어 있느니라.

8. 스스로를 낮춘다 하여

존엄이 사라지지 아니하며,

자연과 나란히 선다 하여

가치가 줄어들지 아니하느니라.

오히려 하늘을 잡으려 애쓰는 자는

끝없이 흔들리나

뿌리를 굳게 하는 자는

바람 속에서도 넘어지지 아니하느니라.


9. 지배하려 하지 말고

조화하려 힘쓰라.

경쟁 속에서도 잔혹해지지 말고

성취 속에서도 교만해지지 말라.

네가 가진 힘은 잠시 맡겨진 것이요,

네가 누리는 시간은 영원하지 아니하니라.